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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조직장이 바뀌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업종에 따라 같은 조직장과 십 수년을 보내기도 하고, 십 수명의 조직장을 만나기도 한다. 한 명이든 십 수명이든 간에 조직장과의 케미에 따라 일의 기쁨과 슬픔이 생기는 게 현실이다.


조직장과의 케미도 중요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유능한 관리자라면 케미와 상관없이 일하기가 수월하다. 참고로 여기서 유능한 관리자라는 것은 일을 잘 하는 것과는 별개의 능력이다. 실무자와 관리자의 차이랄까?


그럼 유능한 관리자의 특징은 무엇일까? 

여기서 관리자는 리더를 의미하지 않는다. 관리자는 리더보다 작은 개념으로 관리하는 자에 한정한다.




1. 기억력(+일관성)

 유능한 관리자는 기억을 잘 한다. 이건 꽤 중요한데 자기가 한 말이나 결정 사항을 까먹으면 실무자는 참으로 당황스럽다. 분명히 X라고 이야기해서 X로 진행을 했는데, 후에 문제가 생겼을 땐 왜 X로 진행했냐고 묻는 상황이랄까? 기억력이 좋은 관리자라면 실무자는 안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다. 관리자가 예상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관성이 없는 관리자라면 실무자는 항상 긴장 상태다. 관리지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원칙 우선

 유능한 관리자는 원칙을 우선으로 결정한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프로세스와 원칙을 기준으로 1차 판단을 진행하고, 반드시 원칙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인지 파악한다. 원칙을 우선으로 하면 실무자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1차적으로 원칙 하에 모든 것이 1차 필터링 되기 때문이다. 관리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실무자 선에서 1차 결정을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원칙만 고수하며 융통성이 없어선 안된다. 디폴트는 원칙이되 반드시 예외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허용하는 게 맞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예외를 허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 및 상급자에게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와 반대가 예외 원칙인 관리자이다. 이는 정치적인 관계가 연관되어 있는데 관리자도 일개 직원이다보니 다른 상사들의 요청이나 제안을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모든 원칙은 장식이 되고, 매번 예외 처리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실무자는 굉장히 힘들어진다. 어떻게 진행 해야하는지 관리자에게 건건이 물어봐야 하는데, 관리자는 그렇게 고민할 시간이 많지 않을 뿐더러 상사들의 의중도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애꿎은 실무자만 중간에서 치이게 된다.




3. 의사 결정력

2번과 연결이 되는 부분인데 유능한 관리자는 의사 결정이 빠르다. 실무자가 의사 결정을 요청하면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해 준다. 원칙을 우선하는 관리자라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고, 원칙 우선이 아닌 관리자라도 유능하다면 실무자에게 NEXT STEP을 알려주거나 언제까지 결정해 주겠다고 답변할 것이다.


이와 반대가 지켜보는 관리자이다. 본인이 독립적으로 결정을 해도 되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일단 보류하고, 상급자의 의중을 떠보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한다. 이런 패턴이 습관이 되면 모든 의사 결정이 느려지고, 상급자의 눈치를 보게 된다. 실무자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죽어 나간다. 




4. 컷팅 능력

 유능한 관리자는 부서의 능력과 리소스 안에서 가능한 업무를 갖고 온다. 기본적으로 관리자는 부서내 업무와 리소스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뭐, 관리자도 일개 직원인지라 위에서 오더가 떨어지면 어떻게든 수행해야 하는  회사원의 숙명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업무 범위로 잘 쪼개거나, 자를 수 있는 업무는 자를 수 있는 관리자가 유능한 관리자이다. 감당 가능한 선에서 들어오는 업무라면 실무자들도 최선을 다해 일 할 수 있다. 그리고 관리자를 신뢰한다.


반대로 부서내 업무와 리소스를 잘 모르면 부서가 감당할 수 없는 업무를 계속 갖고 오게 된다. 몰라서 그런 거면 뭐 봐줄 수도 있다. 알려주면 되니까. 근데 부서의 업무와 리소스가 부족한 걸 아는데도 감당할 수 없는 업무를 계속 갖고 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지금도 리소스가 부족해서 야근하는데 관리자라는 사람이 계속 새로운 일만 갖고 온다면 실무자들은 죽어 나간다.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5. 효율화 능력

 유능한 관리자는 기존 업무를 계속해서 효율화 시킨다. 지속적으로 프로세스와 원칙을 재점검하며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더 간단하게 등을 계속 고민하는 것이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관리자가 일하는 방식이나 일의 매커니즘을 계속해서 효율화 시키고 바꿔주면 편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리소스가 확보되고,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 워크의 실현이다.


이와 반대가 기존 업무에 신경쓰지 않는 관리자이다.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기존 업무는 돌아가니 새로운 업무를 갖고 와서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 하는 것이다. 기존 업무가 그대로 있는데 새로운 업무가 들어오면 실무자들은 죽어 나간다. 5번이 없는데 4번도 없으면 최악이다.




6. 문제 파악 능력

 유능한 관리자는 리스크를 빠르게 감지한다. 관리자는 기획자가 아니다. 크리에이티브나 챌린지보다는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한 역할이라는 말이다.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다. 사후 예방보다는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한 부분이 관리다. 그런 점에서 모든 업무에 리스크를 발견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실무자는 터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관리자가 알려주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할 수 있다.


 이와 반대가 리스크보다 도전적인 과제에 집중하는 관리자이다. 실패를 감수하고, 새로운 성과에 몰입하는 것인데 이런 관리자 밑에서 실무자는 심장이 벌렁거릴 수밖에 없다. 실무자가 봐도 언제 문제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인데 계속 질러대니 말이다. 결국 실무자는 심장마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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