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2. 대화(영화-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
# 영화 줄거리는 영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친구와 약속을 할 때를 생각해보자. 카페에서 만나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스마트폰용 게임을 하기도 하다가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는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친구와의 약속에서는 주로 저런 식의 대화를 이어간다 .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예전에 한 친구는 사람과 만날 때는 그 사람과의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폰을 꺼두거나 가방에 넣어두기도 했다. 요즘엔 그런 친구가 극히 드문 것 같다.
소개팅을 예로 들어보면 그나마 상황은 낫다.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든 즐거운 대화를 위해 상대에게 집중하고 노력한다. 그 시간 만큼은 둘만의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고전 영화
고전 영화를 보면 한 장면이 굉장히 길다. 그래서 고전 영화를 처음 보면 요즘과 비교해서 어찌보면 지루할 수도 있다. 두 명이 대화하는 장면이 10~15분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근데 그 모습이 요즘에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보니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대화 내용 또한 가볍지 않다. 고전 영화인 만큼 대사 자체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깊이감이 있다. 비교하자면 대한민국 8~90년대 대중가요의 가사 비슷하달까? 김광석 씨의 노래가 울림이 큰 가사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고전 영화가 그런 느낌이다. 한 공간에서 배우들의 연기 만으로 영화가 진행되다보니 배우의 감정과 대사 하나하나에 몰입하게 된다. 그 대사 내용도 깊이 생각해 볼 만큼 깊이가 있다.
영화가 그 시대의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점을 볼 때 고전 영화를 상영했던 그 시절엔 다른 장애물 없이 오롯이 대화에 집중하고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럴까?
아무래도 방해물이 많아진 것 같다. 그 중에 대장이 스마트폰.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인터넷과 다른 사람과 카톡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스마트폰이 방해물이긴 하지만 다른 요인으로는 타인을 만날 때 대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과 전자 디바이스와 노는 습관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고, 출산률이 낮아져 외동으로 자란 사람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다. 이유야 어찌 됐든 현대인들이 타인과 만나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보내는 것에 있어 자연스럽지 않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고전영화를 보며 이런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나는 누군가와 만날 때 그 시간을 오롯이 그 사람에게 쓰고 있었나?
나란 사람의 통합
게슈탈트 상담 이론(클릭) 중에는 미해결된 과제라는 용어가 있다.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있다면 심리적인 문제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라는 영화에서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있다.
브릭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버지가 부랑자였고 남긴 유산이라고는 스페인 전쟁때 입은 군복 뿐이었다며 아버지를 비난했다. 하지만 둘때 아들과 대화를 하면서 부랑자 아버지는 자신을 아껴줬고 자신도 아버지를 사랑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아버지가 남겨주신 건 군복 뿐 아니라 추억도 남겨줬음을 알게 된다. 그 것을 통해 브릭의 아버지는 내적 통찰을 얻는다.
브릭도 마찬가지다. 스키퍼가 좌절감에 브릭에게 전화했을 때 브릭은 냉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충격에 스키퍼는 자살 했지만 브릭은 자신이 자살의 원인임을 수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내 메기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은 알콜 중독에 빠졌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실토하고 죄책감으로 술을 먹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여 통합을 이루고 내적 통찰을 얻게 된다.
내 안에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남아있다면 그 것은 괴로움으로 쌓여간다. 모든 감정을 수용하고 인정 했을 때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얻고 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나도 몰랐던 미해결된 과제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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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누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miyakekgy@hanmail.net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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