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건 대상에, 긍정적인 건 내면에 집중시켜라-스크루테이프의 편지.6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 웜우드에게 보내는 6번째 편지
이번 편지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두 가지인데 한 가지는 아래 내용이다.
인간의 심리가 우리 목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시에는 아무런 자각 없이 대상 그 자체에 집중하도록 부추기되, 우리 목적에 도움이 안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시에는 자신의 심리상태 그 자체에만 관심을 쏟게 해라. 즉, 모욕을 받았거나 여자의 육체에 눈길을 줄 때에는 관심을 외부로 붙들어 매서 ‘나는 지금 분노라고 부르는 상태에 들어서고 있다’거나 ‘나는 지금 정욕을 느끼고 있다’라는 생각을 못하게 해야 한다. 반대로 인간이 ‘내 가분이 점점 더 경건해 지고 있다’거나 ‘점점 자비로워지고 있다’고 느낄 때에는 내면에 붙들어 매서 더 이상 자신을 넘어서서 이웃들을 버라보지 못해야 해야 한다.
최근 유행했던 마음챙김이란 내 감정과 생각을 차분히 바라보는 것인데 위에서 말한 내용과 흡사하다. 가족치료 상담에서는 지각에 대한 지각, 감정에 대한 감정이라고 표현하는데 결국 내가 어떤 상태에 빠져드는게 아니라 어떤 상태에 빠져있구나 라는걸 인식한다는 말이다. 이걸 인식하지 못하면 욱할 때 분노해서 실수하게 되고, 슬플 때 몰입하게 되어 우울하게 되어버린다. 악마는 이런 걸 노리고 있다. 관심을 내부로 돌려 내 부정적인 상태를 인식할 수 없다면 상대방이나 외부의 대상에 대해 감정을 표출하게 되는데, 이러면 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감정의 폭발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긍정적인 상태에서는 내면이 아니라 외부로 관심을 돌려서 공동체적인 확장을 이루는 것이 좋다. 긍정적인 것은 공유하고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악마는 이를 막으려고 한다.
두 번째 내용은 현재에 당면한 문제는 소홀히 하고, 알 수 없는 미래의 문제를 고민하게 하게하라는 내용이다. 비유하자면 가까운 이웃에게는 악의를 품고, 멀리 떨어져 있는 미지의 사람들에게는 선의를 품게 하라는 말이다. 정작 가족에게는 소홀하면서 친구들에게는 간, 쓸개 다 빼주는 꼴이라고 볼 수 있다.
두 가지 내용 모두 현실에서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흔히들 나쁜 일은 상대방 탓으로 돌리며 비난하고, 잘된 일은 나만 생각한다. 현재를 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걱정과 고민으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땐 불효하다가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다.
마음이란게 좋게 돌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는 워낙 복잡해서 잘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마음은 내면을 관찰해보고, 긍정적인 마음은 다른 이들과 나누는 습관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당면한 현실, 즉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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