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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주제는 참 흥미롭다. 연애를 하다보면 종종 발생하는 문제. 클럽 간다는 여친과 반대하는 남친의 문제다. 나는 예전에 이 주제에 대해 명확한 생각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대였다. 이유는 클럽에서의 남자 심리와 행태를 알아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상황을 처음부터 뜯어보면서 생각해보자. 여친은 클럽에 가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남친이 가지말라고 한다. 혹은 안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여친은 친구들이랑 춤만 추다 올거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설득한다. 그래도 남친은 반대한다. 여친이 톡 쏘아 말한다.

오빠, 나 못 믿어?

 이 공격을 받으면 순간 당황하고 움찔할 수 있다. 신뢰의 문제를 들이미는 순간, 관계의 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친은 당황하지 않고, 개똥같은 논리로 응수한다.

너는 믿지만 거기 있는 남자를 못 믿는거야

 이 두 사람의 말을 곱씹어 보자. 우선 사귀는 사람이 꺼리는 일을 굳이 하려고 하는 여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반박할 수 없는 "오빠 나 못 믿어?"라는 신뢰 공격까지 들이밀고 말이다. 항상 관계의 문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싫어하는 걸 계속 하는 사람은 연인이나 배우자로는 빵점이다.(이건 진리다) 믿음 전에 배려의 문제다. 배려가 없는 관계는 당황과 불안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너는 믿지만 거기 있는 남자를 못 믿는거야"라는 말은 또 어떤가? 뜯어보자.

너는 믿는다 : 네가 바람나지 않을 것을 믿는다.

But

남자는 못 믿는다 : 남자는 분명 찝쩍대고, 술 먹자고 하고, 작업을 걸거다. 널 꼬시려 할거다.

 논리가 이상하다. 남자가 아무리 찝쩍대도, 여친이 넘어가지 않을 바른 여자라는 걸 믿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남자는 못 믿는다'에서의 해석이 "미친 놈이 칼 들고 와서 찌르거나 추행을 한다"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여친의 의사와 상관없이 외부의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의해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해석이라면 여친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결론이 뭘까? 

"응, 미안하지만 널 못믿겠어"

  결국 신뢰의 문제다. 남자를 못 믿는게 아니라 남자가 실패없이 여친을 꼬실거라는 걸 너무 믿어서 여친을 못 믿는거다. 나도 과거에 남자를 너무 믿었다. 클럽에서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모든 남자들이 실패없이 여자를 꼬실거라는 근거없는 생각에 사로 잡혔었다. 정작 믿어야할 사람은 작업이 들어와도 굳건히 뺀찌를 놓을 수 있는 여친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아내에게 모든 걸 허용한다. 믿으니까. 우리 아내는 철벽녀.

그래도 내가 싫어하는 뭔가를 굳이 하겠다고 한다면... 나는 클럽에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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