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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곡 버전

 소개팅이 잡혔다. 오늘 저녁 신촌에서 만나기로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다. 어떤 분이 나올까 기대가 된다. 

비 오는 날에 만나니 운치가 있다. 분위기 있게 이자카야로 갔다. 오꼬노미야끼에 나가사끼 짬뽕, 그리고 소주를 마신다. 창 밖을 보니 여전히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에 첫 만남. 소주 한 잔을 서로 기울이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헤어지기가 아쉬워 막창집으로 간다. 거기서 노릇노릇한 막창에 소주를 마신다. 2차까지 오니 둘이 소주 3병을 넘게 마신 것 같다. 꽤 많이 마신 거 같은데... 여성 분도 많이 마신 것 같다. 술 잘드시는 것 같다고 하자 여성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좋은 사람과 술을 먹으니 취하지 않네요

취하지 않는 밤이다.


2. 현실 버전

 소개팅이 잡혔다. 오늘 저녁 신촌에서 만나기로 했다. 귀찮게 비가 내리는 날이다. 나가기 귀찮은데, 마음에 드는 분이 나왔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에 소개팅은 리스크가 크다. 아이고! 이런, 사람에 대한 인상은 3초라고 했던가? 내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단 비를 피하기 위해 근처 이자카야로 들어간다. 무난하게 오꼬노미야끼를 시키고, 오꼬노미야끼에 소주를 먹을 순 없으니 탕을 하나 시킨다. 비오는 날이니 소주 한 잔을 들이킨다. 소개팅에 기대가 없으니 마구 들어간다. 알딸딸 하지만 비오는 날이라 집에 들어가는 길이 귀찮으니 조금만 더 마시다 가야겠다. 막창에 소주가 땡긴다. 여성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막창에 술 친구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장소를 이동해서 막창에 소주를 한 잔 한 잔 먹다보니 벌써 2병 째다. 많이 먹은 것 같아서 술이 좀 강하신가 봐요라고 물으니 여성 분이 이런 말을 하신다.

좋은 사람과 술을 먹으니 취하지 않네요.

당황스럽다. 그리고 미안하다. 빨리 집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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