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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은 누가 해야 했을까?(상)


우리의 삶은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선택의 선택의 선택의 선택의...

경우의 수는 셀 수 없이 많다.

그 셀 수 없는 경우의 수의 단 하나의 결과로

지금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아는 동생의 이야기였던 위 이야기의 결말은

결국 이별로 끝이 났다.


선택하지 않았던, 아니 일어나지 않았던,

아니, 일어날 수 있었던 다른 결말은 무엇이 있었을까?


- 친구들의 다른 선택지 -

친구들은 친구의 남자 친구가 대접한다는 말에

초대를 받고 왔다.

그러나 남자 친구는 매우 늦게 온 게 현실이다.


"오늘은 그냥 친구들끼리 만난 셈 치고,

오늘은 우리 셋이 더치 하자"

라고 다음에 정식으로 맛있는 거

사 달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남자 친구는 미안해서라도

다음에 더 정중하게 대접했을 것이고,

남자 친구가 마음의 짐을 가지고 가는 걸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친구의 남자 친구가

'오늘 밥을 사야 한다는 약속'을 고수했다.


- 여자의 다른 선택지 -

내 친구들을 소개해 주는 자리다.

하지만 오빠는 늦고 싶어서 늦은 게 아니다.

밥도 못 먹고, 야근하고 왔더니

5분 만에 헤어지는 상황이

남자 친구라고 좋았을까?


"우리 오빠가 늦게 왔고, 이야기 할 시간도 없으니

오늘은 내가 살게, 다음에 날 잡고 다시 보자."

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내 입장이 아니라 남자 친구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친구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먹지도 않은 밥 값을 내는 게

썩 기분 좋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오빠가 산다는 약속'에 더 집중했다.


물론 오빠기 때문에 기대하는 게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이

사주는 문화가 있기도 하니 말이다.


- 남자의 다른 선택지 -

내가 대접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그 약속된 만남을 위해

여자의 친구들은 자신의 시간을 썼다.

제대로 보지 못했더라도,

나를 기다린 시간 값은 지불하는 게 맞다.


"약속했는데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늘 식사 값은 지각한 죄로 제가 내겠습니다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만나시죠.

그때는 제대로 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어떤 측면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나는 야근하느라 밥도 못 먹었고,

제대로 대화하지도 못했는데

와서 돈만 계산하고 헤어지는 게

ATM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다분히 이성적인 생각이다.


결혼할 준비가 되었으냐 안되었느냐는

이성적인 생각을 버렸느냐로 결정된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관계를 맺으려 한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다.


결혼 생활을 예로 들면

요리와 설거지를 들 수 있다.

아내가 요리를 하고는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요리했으니까 설거지는 오빠가 해"

상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요리를 하니 아내가 이런 말을 한다.

"잘 먹었어, 맛있다. 설거지도 플리즈~"

이 상황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해탈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다분히 이성적으로 생각한 남자는

왜 내가 먹지도 않았는데

돈을 내야 하는지 따지는 선택을 했다.


친구들이나 여자가 돈을 내겠다고 했을지라도,

남자가 괜찮다고 말하며 본인이 계산했다면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친구들이 냈다면,

시간내서 왔더니 예상치 못하게 돈을 써서

다소 찝찝했을 거고,


여자가 냈다면

친구들에게 제대로 소개하지 못해 속상한데

돈까지 써서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핵심이다.

친구, 여자, 남자 중 1명이라도

나보다 상대방를 배려했다면

모두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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