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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어느 학생의 어머니가 대학교 게시판에 글을 썼다고 한다. 여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이유는 남학생들이 선정적인 눈길을 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거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납득하는가? 내 생각엔 이 주제는 재밌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다. 선정성은 본능일까? 사회적인 산물일까?

 


레깅스의 용도?

레깅스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 볼까?

 팬티스타킹이나 타이츠와 비슷하지만 발 부분이 없어 바지처럼 입을 수 있는 하의. 오랜 옛날 남성들이 착용하던 각반에서 출발한 레깅스는 신축성과 활동성이 좋아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스포츠웨어로 많이 사용되는 레깅스는 날씬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의류이다. 몸에 붙는 스트레치 청바지가 스키니 진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크게 확산됐다.
-다음백과

"남성들이 착용하던 각반에서 출발" 이걸 보면 레깅스는 남자들의 패션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스포츠 웨어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레깅스가 선정적인 이유는 용도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성매매 여성들이 사용하는 전문 코스튬이나 뭔가 성적인 용도의 옷이라면 선정적인 의류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니 말이다. 그런데 레깅스는 용도적인 측면에서 전혀 선정적인 것과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몸매가 드러나서?

그럼 몸에 착 달라붙어 몸매가 두드러지게 보이는 게 문제일까? 그럼 피겨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 등 운동선수들이 입는 쫄쫄이 타이즈는 왜 문제 삼지 않는 걸까? 혹자는 공식적인 운동경기와 일상 패션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건 맞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일상 생활에서 입는 스키니 진은 어떤가? 우리가 쫙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는다고 학교에 항의하거나 입지 말라고 하진 않는다. 그럼 용도의 문제도 아니고, 몸매가 드러나서도 아닌 것 같다. 그럼 뭐가 거슬리는 걸까?

 

 

 

선정성은 사회적 산물

생각컨데, 선정성은 사회적 산물이다. 무슨 말이냐면 사회 문화적으로 정의된다는 말이다. 낭만주의 시대 전까진 사랑하는 사람과만 섹스한다는 개념조차 없었다. 낭만주의가 도래하면서 그런 개념이 생겼다. 그런 사회 문화적 개념에 따라 선정성의 범위와 정의가 생겨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레깅스에 대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입지 말자는 사람은 어떤 생각일까? 결국 개인의 차이다. 사회 문화적 개념이 생기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개인의 범주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야하게 입고 다녀서 성폭행 당하는 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다소 잘못 됐다. 야하게 입고 다닌 게 문제라기 보다는 그걸 보고 꼴려서 성폭행하는 사람이 진짜 문제인 것이다. 어떤 옷에 대해 야하다 아니다라고 판단하는 건 개인의 영역이다. (물론 사회적인 기준은 있겠으나 명확하게 딱 구분 짓긴 어려우니 말이다) 그리고 그걸 선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정신이 혼란해지거나 성적으로 흥분할지 말지도 개인의 영역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레깅스는 남자옷에서 파생됐고, 현재 스포츠웨어로 입고 있으며, 운동 경기에서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 선수들을 보며 성적으로 흥분된다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다.

 

개인의 영역이지만 여전히 경계는 모호하다

정리하면 레깅스를 선정적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개인의 영역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사람들과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살아간다.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제도를 만들고, 규범을 만들고, 도덕을 만들어 공유하고 지켜나간다. 레깅스의 선정성 판단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만약 많은 사람들이 레깅스를 보고 흥분하여 이런 저런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면,  부모 입장에서 충분히 현실적인 충고 및 제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논리와 현실은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서 이런 주제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할 수는 있어야 한다.

레깅스를 보고 흥분하는 건 네 문제지, 내 문제가 아냐

 

*. 단, 가터 벨트 같은 용도와 특성을 가진 옷을 입고, 일상 패션이라고 우기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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