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내 팔을 물었을 때 by 양애경
모기가 내 팔을 물었을 때 by 양애경
2017.06.20모기가 내 팔을 물었을 때양애경 어느 틈에팔 안쪽 한곳이 도도록하게 부어오르고자세히 들여다보이는 작은 구멍이 나 있다모기의 침의 굵기만큼의 구멍이다아주 조금, 한모금만이었을까아니면 욕심껏 꿀꺽꿀꺽 마셨을까?침도 조그만 작은 모기가나를 최면에 걸었던 것일까? 빨리는 동안전혀 알지 못했다독액을 주입하고 피를 마신 다음모기는 날아가버렸다푸른 핏줄이 비치는 살 위로가려운 붉은 기운이 미칠 듯 달려가고살을 긁으면곧 실핏줄들이 터져 붉은 점투성이의 얼룩이 진다 작은 모기에게내 몸은 고기의 산, 피의 강이겠지그러므로 모기는 나를 사랑하겠지깨물기 연한 살과 진하고 깨끗한 즙먹고 싶을 때 팔을 내주는 온순한 애인 그래, 적어도 나는 모기에게는 완벽한 애인이 될 수 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