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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내 팔을 물었을 때

양애경


어느 틈에

안쪽 한곳이 도도록하게 부어오르고

자세히 들여다보이는 작은 구멍이 있다

모기의 침의 굵기만큼의 구멍이다

아주 조금, 한모금만이었을까

아니면 욕심껏 꿀꺽꿀꺽 마셨을까?

침도 조그만 작은 모기가

나를 최면에 걸었던 것일까? 빨리는 동안

전혀 알지 못했다

독액을 주입하고 피를 마신 다음

모기는 날아가버렸다

푸른 핏줄이 비치는 위로

가려운 붉은 기운이 미칠 달려가고

살을 긁으면

실핏줄들이 터져 붉은 점투성이의 얼룩이 진다


작은 모기에게

몸은 고기의 , 피의 강이겠지

그러므로 모기는 나를 사랑하겠지

깨물기 연한 살과 진하고 깨끗한

먹고 싶을 팔을 내주는 온순한 애인


그래, 적어도 나는 모기에게는

완벽한 애인이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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