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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애 쓴다라는 표현 많이들 하시죠?

여러분은 사는데 애 많이 쓰시나요?


저는 어느 영역에서는 애를 많이 쓰고,

어느 영역에서는 애를 많이 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애를 쓰는 것에 대해

연애와 취업을 예로들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소개팅 해보신 적 있으시죠?

저도 많이 있습니다.


제 친구 중에 정말 잘생기고 재밌는 친구가 있습니다.

키도 크고, 학벌도 좋고, 잘 노는 친구죠.

당연히 인기도 굉장히 많습니다.


언젠가는 그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고민이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얘기해 줬습니다.


"야, 너가 좋아하면 끝난 거 아냐? 널 마다하는 여자도 있어?"


그랬더니 의외의 대답이 날아왔습니다.


"에이.. 아냐, 나 좁밥이야.

너도 알잖아 내가 누구 좋아하면 바보 되는 거.."



여러분들 이 말에 공감 가세요?

저도 비슷한 두가지 경험이 있습니다.


군대를 졸업하고 나서 이성친구에 목 말랐던 시절,

친구가 소개팅을 해 주었습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고 있던 여자 후배였는데,

처음 소개팅 하던 날,

딱 보고는 아주 마음에 들었죠.

뭐 그 당시 나이대에서는 비슷하겠지만

미모를 많이 봤고, 상당히 예쁜 분이었거든요.


저는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기회를 잡고, 잘 보이려고 애를 썼습니다.


무슨 얘기를 해야 좋아할까...

어떻게 해야 재미있을까..

호감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저런 생각이 휘몰아 쳤고,

그때 제가 했던 얘기가 뭔지 아십니까?


한미 FTA의 불공정성과 조약의 비합리성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소개팅 나가서 한미 FTA라니요!!


그리곤 소개팅 후에 멋지게 읽씹을 당하고 끝났습니다.


또 다른 경험도 있습니다.


소개팅을 하곤 또 아주 마음에 들어버려서는

어떻게든 자주 봐서

매력을 어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안부 문자도 자주하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계속 구걸(?)하고,

위트있는 멘트도 날리려고 생각해보고 말이죠.


2~3번을 계속 만나는 데도 관계에 진전이 없었기에

어떻게든 진도를 나가도 싶어서 애가 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구걸(?)해서 만날 약속을 또 만들었고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보고선 카페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떻게든 잘 보이려고 노력했죠.


막 애를 쓰고 있는데

여자분이 저를 안쓰럽게 보시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 제가 뭘 불편하게 해드리나요? 굉장히 불편해 보이세요"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애를 쓰는 경험 말이죠.


희한하게 애를 쓰면 쓸수록

그게 상대방에게 티나 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내가 애를 쓰는 이유와는 다르게

반대의 결말이 나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쉬운 걸로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1분의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아이폰을 머리 속에 떠올려 보세요.

근데 빨간색 아이폰은 절대 생각하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아이폰을 떠올려 보세요.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빨간색 아이폰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빨간색 아이폰이 계속 스쳐지나 갑니다.


애를 쓴다는 게 이런 원리입니다.


내가 편안해 보이려고

애를 쓸수록 불편해지고,

자신감 있어보이려고 애를 쓸수록

자신감이 없어보이게 됩니다.



비슷한 상황이 취업 준비에서도 나타납니다.


면접을 볼 때 엄청 애를 쓰죠?

대부분 다 그렇죠?


여러분이 면접관이라고 생각해 보죠.

지원자가 굉장히 애를 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는 괜찮은 직원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성격이 유쾌합니다.

뽑아만 주시면 정말 잘 할 수 있습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간절합니다. 제발..

이 회사의 입사를 얼마나 원했는지 모르실 겁니다..


이러면 보는 사람이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애를 쓰는 사람을 보면

안타까움 혹은 동정심이 들지

울림이나 감명을 받지는 않기 때문이죠.


행복이란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방법을 알까요?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방법을 따로 갖고 있지 않습니다.

자기 자체, 자기 일상이 행복인데

행복한 방법을 굳이 정리해서 알고 있을까요?


생각해보면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행복학 강의를 하곤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애쓰지 않는 삶.

그리고 애쓰지 않아도 행복한 삶.

얼마나 좋을까요?


근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말에 이견을 제시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없으면 안됩니다^^;


왜냐면 애쓰지 않는 삶이라는 표현은

현실에서는 말도 안되는 말이기 때문이죠.


우리의 세계는 2가지로 나뉩니다.

현실의 세계와 마음의 세계 말이죠.


현실의 세계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고 애를 써서 해결해야 합니다.

애를 써서 해결하는 게 통하는 세계입니다.

집 안이 더러울 때

청소를 하면 깨끗해집니다.


근데 마음의 세계는 반대입니다.

애를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집니다.


그 생각, 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 할수록 그 생각은 계속 머리 속을 맴돕니다.


이런 점에서

애쓰지 않은 삶이란

마음의 세계에서 애쓰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취업 면접을 다시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애를 써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업 분석도 하고, 직무 분석도 하고 말이죠.

그리고 필요한 자격증을 따거나, 경험도 쌓아야 합니다.

애를 써서 해야 합니다.

현실 세계에서는 애를 쓰는 게 통합니다.


마음 세계에서는

붙어야 한다.

잘 보여야 한다.

떨어지면 안된다.

말 실수 하면 안된다.

등등의 애를 쓰지 말아야 합니다.

애를 쓰면 쓸수록

회피하려는 그 에너지가 강해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애를 쓰지 않는 걸까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인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애 쓰지 않는 삶에 한 발자국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이성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구가 생겼을 때,

그저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내게 생겼다는 걸 인지하는 것.

하지만 꼭 잘보이진 않아도 된다는 걸 수용할 때

애를 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애 쓰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게 되는 법입니다.


면접을 잘봐야 한다는 욕구가 생겼을 때,

그저 내가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욕구가

내게 생겼다는 걸 인지하는 것.


하지만 실수해도 된다는 걸 수용할 때

더 자신감 있게,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애써서 구축한 스펙, 역량과는 별개로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한 사람보다는

실수해도 당당한 사람이 있어보이는 법입니다.


애 쓰지 않는 삶.


여러분은 지금 애씀 없는 행복을 누리고 계신가요?

애씀 없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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