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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마지막 셔틀버스가 8시에 출발한다. 오줌보가 차서 화장실에 들렸다 나가니 7시 59분이다. 후다닥 달려가는데 버스의 문이 닫이고 막 출발하기 시작한다. 나는 운전 기사님께 손을 흔들며 버스를 세우고는 겨우 막차를 탔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앞자리에 털썩 앉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버스가 가는 방향이 낯설다. 버스를 잘못 탔다. 뒤에 차를 탔어야 하는데 집과 완전 반대 방향이다.

화가 솟구친다. 오버워치 경쟁전을 하는데 우리팀 1명이 갑자기 탈주했을 때 감정이다.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내릴 수도 없다. 조급함을 탓 해야 하나 나의 오줌보를 탓 해야 하나 고민이다.

아니다. 고민할 필요가 없다. 오줌보는 냄새나는 오줌을 담는 헌신이라도 했는데 조급함은 나한테 해준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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