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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온도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우리가 싸운 건 기억이 나는데

왜 싸웠는지는 기억이 안나


왠지 모르게 공감되는 대사다.

누군가와 싸운 기억은 나는데

왜 싸웠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나곤 하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몰입이라는 단어가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몰입과 관련된 연애 이야기를 해보자면,

연애를 하다가 장난삼아 화난 척을 해본 적이 있다.


물론 전혀 화나지 않았지만

상대를 골려주기 위해 꼬투리를 잡아서

삐친 척, 화난 척 연기를 하는거다.


헐리우드 뺨치는 연기를 하다보면

상대방도 진실로 받아들여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상대방도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하고,

나에게 공격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고 진짜 감정이 상한다.

그리고 진짜로 화가 나기 시작한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다.

진짜로 상대방에게 화가 나있다.

왜 싸웠는지 중요치 않다.

나는 지금 진짜 화났기 때문이다.


이렇게 순식간에 감정에 몰입하다보면,

왜 싸우는지에 대해 까먹게 되는거다.


비슷한 케이스로 예전에 기사에서

어떤 아저씨가 동네 사람과 정치 얘기를 하다가

살인을 저지른 사건을 본 적이 있다.


처음 시작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 대립이었을거다.

그리고 논쟁을 하다보니 흥분을 하게 되었을 거고,

지면 안되겠다는 마음이 분노를 부추겼을 거다.


살인을 저지르고 난 다음에 돌아보면

이게 싸울 일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분명 들었을 거다.


우리가 연애에서 싸우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잠시 흥분을 내려놓고 생각해보면 어떻게 될까?


이게 싸울 일인가?

내가 져주면 뭔가 큰 일이 나는건가?

내가 바득바득 해서 이기면 좋은 일이 일어나나?


이렇게 생각해보면

세상 일에 그렇게 악착같이 이겨야하는 일이 몇개나 있을까 싶다.


그냥 감정에 몰입해서 휩쓸리다보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저 이겨야겠다는 욕구만 강해지는거 아닐까?


싸움이 좋아서 즐기는 이는 그리 많이 없을거다.

서로에게 상처니까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싸워야 할 일은

살면서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왜 싸우는지는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


어쩌면 싸울 필요를 못 느낄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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