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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1

TV토론에 종종 나오는 비호감 남자 교수가 있다. 굉장히 똑똑한 건 인정하지만 말하는 방식이 재수 없다. 상대방이 논리적이지 못하면 흥분하며 답답한 티를 노골적으로 내기 때문이다. 나는 저 교수가 너무 싫다. 저런 사람과 같이 살면 짜증날 것 같다.


Case.2

우리 집은 엄마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재미있게도 아빠는 항상 엄마한테 고분고분하다. 보기와 다르게 가정적이고 다정한 아빠가 나는 참 좋다.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 일이라면 항상 시간을 내어 주는 우리 아빠 최고!


Case.3

내 친구는 참 답답하다. 정이 많고, 착해 빠져서 항상 손해보며 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대학 친구한테 사기 당해서 큰 돈을 떼인 걸로도 알고 있다. 애가 어릴 때부터 공부도 잘하고, 똑똑했는데 왜 사람 관계에서는 그리 물러 터졌는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친구지만 가끔 답답해서 옆에 두고 지켜주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는 누구일까?

케이스 1, 2, 3에서 말하는 교수, 아빠, 친구가 동일한 사람이라면 어떨 것 같은가?(이하 XX로 지칭) 실제로 우리 삶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케이스 1에서 TV를 보는 많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은 방송에 나오는 교수 역할의 XX만 보게 된다. 그리고 XX도 방송에서 토론하는 교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때  XX는 교수 XX다.


케이스 2에서 자식은 아빠 역할의 XX만 보게된다. (가끔 남편 역할의 XX도 본다) 그리고 XX도 아빠와 남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때 XX는 아빠나 남편 XX다.


케이스 3에서 친구는 친구 역할의 XX만 보게 된다. XX도 친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때 XX는 친구 XX다.


이 중에 진짜 XX는 어떤 사람일까? 대중들이 보는 것처럼 잘난 척하는 짜증나는 인간일까? 다정다감한 아빠와 남편일까? 아니면 사람 좋은 답답한 친구일까? 


모두 다 아니다. 이 세 가지 모습은 그저 관계 상에서 나타난 것일 뿐이다. 다른 관계에서는 또 다른 모습이 나올 것이다. 이렇게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만으론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조차 알 수 없다.




섣부른 판단

대부분의 사람이 상대방의 역할 중 한 가지만 보고 그 사람을 판단하곤 한다. 예를 들어 TV에서 나온 잘난 척하고, 흥분하는 모습만 보고 그 사람 인생 전체가 그런 식이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XX는 일 할 때만 그런 논리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회사에서는 원수지간이지만 밖에서 만나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 왜 있겠는가? 다른 역할로 만났을 땐 또 다른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 가지 역할을 보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했는데, 다른 역할은 최악일 수도 있다. 회사에선 능력있고, 존경받는 팀장인데 가정에서는 무책임한 남편, 무관심한 아빠일 수도 있겠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떠올려 보자. 왜 좋아할 수 없는가? 과연 그게 그 사람 자체를 싫어할 정도로 그 사람의 전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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