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열정론

흔한 성공에 대한 책들을 보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미친 듯이 해보라는 말이 왕왕 등장한다.

그런 죽일 놈의 열정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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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불가]

수백억의 자산을 가진 임원이 사원들에게 말한다.

나는 일 안 해도 죽을 때까지

먹고살 수 있어요.

그래도 난 잠도 줄여가면서

최선을 다해 일을 하고 있어요.

이런 나도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데

생존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당신들은

왜 열심히 하지 않는 거죠?

이 임원의 입장에선 밤 11시 정도에

텅 빈 사무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거다.

회사가 망하면 생존에 위협이 될 텐데

왜 열심히 하지 않는 걸까?

생존에 위협이 없는 자신도

이렇게 책임감을 가지고 미친 듯이 일하는데

왜 저들은 저리 치열하지 않은 걸까?

[열정은 옵션]

사실 임원이 열정이 있는 이유는

생존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매슬로우의 이론을 보면

의식주가 안정이 돼야

사회관계와 권력, 자아실현의 욕구가 발생한다.

열정은 생존으로부터 발생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은 사회관계나 권력, 명예, 자아실현 등의

고차원의 욕구에서 발생한다.

생존을 위한 에너지는 열정이 아니라

투쟁이고 발악이다.

이 임원이 사원들에게

투쟁과 발악을 기대한 거였다면

너무나 잔인한 생퀴임에 틀림없다.

사람 목숨 가지고 장난치는 게 아니다.

[열정이 없는 이유]

그렇다면 사원들은 왜 임원들 만큼

열정이 없는 걸까?

임원만큼 의식주가 안정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안정이라는 것은 상대적이겠다.

과거에 비해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대부분의 측면에서 상대적 빈곤을 느끼고 있다.

생존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돈이 있겠고, 건강이 있겠고, 가정도 있겠다.

누군가는 돈의 볼륨이 가장 클 수도 있고

누군가는 건강, 가정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가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열정은 생존을 구성하는 요소는 아니다.

생존이 보장되어야 생기는 사치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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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은 금물]

하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무슨 착각이냐고?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죄다 풍족한 꼰대들

이라는 생각이다.

생각해보자.

열정에 대한 모든 이야기에 대해

"열정은 풍족한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사치다"

라고 믿어버린다면

그 사람의 일생엔 열정이란 단어는

평생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저런 임원이 하는 말을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지만

"열정"이란 단어를 가치 절하 하진 말자.

대신 곰곰이 생각을 정리해보자.

당신의 열정은 무엇일 수 있을까?

생존에 급급하다는 핑계로

열정을 묻어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