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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남자 인간과 여자 인간의 차이] 라는 글에서 남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Daum 메인 페이지에 뜨고 독자들 사이에서도 Hot 했던 글이다.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한 주제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해당 글에서 일반적으로 남자는 공감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하고, 문제 해결의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와 연관 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공감의 커뮤니케이션문제 해결의 커뮤니케이션 안에는 말하기와 듣기가 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그렇다면 이 두가지 커뮤니케이션에서 듣기, 즉 경청하는 것에 차이는 없을까? 공감을 위해선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상황 파악을 위해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다 듣는 건 필요한데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시적 경청]

미시적 경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시적 경청이란 상대방이 말을 할 때, 상대방이 하는 말 하나 하나를 주의깊게 듣는 것이다. 그럼 일반적인 경청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말 하나 하나"라는 게 포인트다. 상대방이 사용한 단어, 어순, 표현, 논리적 흐름 등을 세세하게 파악하며 듣는 것이다. 이렇게 듣다보면 상대방의 말에 빈틈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재차 질문을 하게 된다.


이런 표현을 썼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거야?

근데 아깐 A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B라고 말해서 좀 헷갈려.

근데 지금 말하고 싶은 게 팀장 이야기가 아니라 올해 평가 공정성 이야기지?


혹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마이크로하게 경청한 후에 자신의 의견을 자세하게 이야기 해줄 수 있다.  


이렇게 상대방의 말 하나 하나를 집중해서 듣고, 자세하게 파악하는 게 미시적 경청이다. 뒤에 나올 거시적 경청에 비해 당연히 에너지 소모가 더 크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거의 빼먹지 않고, 들으면서 정리하고 구조화하고,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시적 경청은 정보의 수집과 분류, 구조화를 특징으로 한다. 당연히 이런 특징은 문제 해결에 강점을 보인다. 사람의 감정을 정리하고 구조화하고, 분석하는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는 미시적 경청이 중요할 수 있다. 세세하게 정보를 파악하고, 논리적으로 구조화 하여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거시적 경청]

반대로 거시적 경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거시적 경청이란 상대방이 말할 때, 상대방이 하는 말 하나 하나에 신경쓰지 않고 상대방이 왜 이런 말을 하느냐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미시적 경청과는 반대다.


여기서는 "왜" 라는 게 포인트다. 거시적 경청은 상대방이 말하는 단어, 어순, 표현, 논리 등은 전달하려는 의도를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한다를 전제로 한다. 전제라는 거창한 단어를 썼지만 실제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걸 100% 언어로 표현/전달하는 사람이 존재나 할까? 그래서 말 하나 하나에만 집중하면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거시적 경청을 하게 되면 분석이 아니라 추론을 위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주제를 이야기 하는 걸 보니 서운한 마음이 컸나 보구나..

말할 때 조심스러워하는 걸 보니 내가 상처받을까봐 걱정하고 있구나..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쏟아내는 거보니 내가 위로해 주길 바라고 있구나..


이렇게 상대방이 나에게 말하는 의도에 집중하는 것이 거시적 경청이다. 오랜기간 동안 미시적 경청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이 거시적 경청이 굉장히 색다르고, 놀라울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틀을 완전히 깨버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에게는 거시적 경청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말 하나 하나"를 신경쓰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거시적 경청은 마음의 방향을 읽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회사나 일상 생활에서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에서 미시적 경청은 회사 생활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는데 일정 영역에서는 거시적 경청도 필요하다. 리더와 업무 이야기를 할 때, 리더가 무엇을 원하는지, 리더의 마음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는지 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차가 쌓이고 승진 할수록 큰 그림을 보는게 필요해진다. 큰 그림을 보려면 상사들이 어떤 방향을 원하는지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일상 생활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애인이나 배우자와 이야기할 때,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심각한 현실 문제가 아니라면 거시적 경청이 훨씬 좋은 관계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할까?  마음의 방향을 읽고, 따라가 주면 된다.




회사 생활에서도 일상 생활에서도 미시적 경청과 거시적 경청은 둘 다 필요하다. 어느 한 쪽에 특화되어 있다면 밸런스를 맞추는 게 필요하다. 미시적 경청에만 특화되어 있다면 똑똑해 보일 수는 있으나 인간미 없는 기계랑 대화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거시적 경청에만 특화되어 있다면 그 당시 마음만 평화로울 뿐, 실제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생각컨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처럼 미시적 경청에 몰려있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을 읽고, 거시적 경청을 한 번 시도 해보자. 그간 경험해 보지 못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경험담이다.


[참고] 경청과 수용 관련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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