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대화로 보는 썸&쌈
언젠가 대학 후배와 맥주 한잔을 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역시나 남자들이 모여 맥주 한 잔 하면 여자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들도 뭐 마찬가지 아닐까?
여하튼 후배의 썸녀 이야기를 듣게 됐다.
형, 나 잘 돼가는 썸녀가 있어
싱글벙글하며 조만간 사귈 수도 있다고 하는 후배는 어떤 여자인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답변도 꼬박꼬박 하고 한번 답장하면 되게 정성스럽게 길게 보내
언어패턴과 심리를 공부하는 나에게 자신있게 톡한 내용을 보여주는 후배.
그들이 일주일간 톡한 내용을 대충 훑어본 나는 말했다.
이 여잔 너한테 관심이 없는데?
의아해하는 후배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1주일 동안 톡한 내용을 자세히 봐봐. 이 여자분이 너에게 질문한 적이 있어?
단 한 번도 없었다. 사람이 그렇다. 진실로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으면 상대방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말이다. 질문이 없는데 연락은 한다면 이성으로써 흥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은 후배는 그래도 아쉬운지 미련이 남는지 항변했다.
그래도 답변은 꼬박꼬박 정성스럽게 하잖아
그래서 그 장문의 답장도 다 훑어보았다. 자기 일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무엇을 먹었고, 지금 뭐하고 있고, 이제 뭐할 거고, 오늘 어떤 일이 있었고 말이다. 그 톡에 대해서 후배는 리액션을 잘해주고 있었다. 맛있었겠다. 재밌었겠다. 어땟어요? 등 말이다.
다시 후배에게 답해줬다.
이 여자분은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
자기 일상을 상세하게 장문으로 보내고
그거에 대해 반응해주는 사람 있으면
신나서 더욱 자기 이야기를 꺼내고 있잖아.
너에 대한 질문까지 없는 거 보니깐
이 분이 너랑 연락을 계속하는 건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반응을 잘 해줘서 인 거 같은데,
너 말고 자기가 관심이 있는 남자 생기면
바로 갈아탈 거 같아
일리가 있는거 같다고 한 후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썸일 거라는 기대를 놓치 않았다. 일주일 뒤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형, 이 여자분 남자친구 생겼다고 미안하다고 연락 왔어. 형 말이 맞았어.
톡에서 대화하는 특징을 잘 살펴보면 대략적인 사람의 성향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물론 과도하게 맹신하는 건 금물이다.
썸 일 때 나타나는 징후는 아래와 같다.
1. 상대방에게 질문을 한다.
2. 답장이 빠르다.
3. 이야기하는데 꼬리에 꼬리를 문다.
4. 먼저 연락을 한다.
5. 답장을 길게 한다.
쌈 싸먹고 있을 때 나타나는 징후는 아래와 같다.
1. (관심욕구) 자기 이야기를 주로 한다.
2. (애정결핍) 자기 이야기에 반응이 없으면대화가 끊긴다.
3. (무관심) 내가 연락 안 하면 먼저 연락이 없다.
4. (귀찮음) 질문이 없고 내가 묻는 말에 대해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5. (무시) 답장이 늦다.
6. (우선순위) 만날 날짜를 정할 때,다른 약속을 확인해본 후 알려준다.
썸이 아니라 쌈을 싸게 되는 경우는
1) 혼자 짝사랑일 경우,
2) 상대방에게 이용당할 경우이다.
짝사랑일 경우엔, 상대방이 어떤 티를 내도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모든게 다 러브러브하게 보인다.
이용 당하게 되는 경우는 애정결핍이나 관심 욕구로 인해 '자기를 좋게 보고 관심 가져주는 남성 혹은 여성'이 필요한 사람을 만난 경우이다. 당신에게 관심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욕구를 충족시켜줄 '누군가'가 필요할 뿐이다. 충분히 썸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당신은 지금 썸을 타고 있는가? 쌈을 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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