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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이유는 기대다

모든 '분노'는 상대에게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에 생긴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자 친구 혹은 여자 친구에게 어떤 기대를 했는데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분노가 치미는 것이다. 그게 상황적 이유이든 개인적 이유이든 상관없이 상대에게 먼저 기대했다는 게 원인이다. 그렇게 보면 분노의 대상은 상대가 아니라 멋대로 기대를 품은 자신에게 돌려야 하는 게 맞다.

 

이는 꼭 연애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다. 직장 상사에 대해 시발시발 거리고 있다면, 스스로 직장 상사에게 어떤 기대를 품었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분명 본인이 바라던 직장 상사의 모습이 있었을 것이다. 애인이든 직장 상사든 회사든 세상이든 마찬가지다. 입으로 늘 남을 '나쁜 놈'이라 말하지만, 원인은 그게 아니라 자신이 남에 대해 갖는 기대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다. 

 

상대의 행동을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본인의 기대치는 바꿀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날씨가 맑기를 바랐는데 비가 온다고 화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니 말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누구에게도',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화를 내지 않는다. 기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직장 선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회사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어. 병신과 더 병신. 그냥 병신들끼리 있는 거야. 큰 기대 하지 마"

 

과격한 말이긴 하지만 기대하지 않으면 분노하지 않는다는 메커니즘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여하튼 다시 연애로 돌아와서, 연애에 대해 큰 환상과 상대에 대한 기대가 큰 사람일수록 다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대를 자신의 기준에 맞게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대하는 색깔로 상대를 물들이려 하는 거다.

 

 

조금 더 확장하면 나 자신도 '상대'에 포함될 수 있다. '과거의 자신', '미래의 자신', '지금의 자신'에 대해 기대하기 때문에 분노가 생긴다.

 

과거의 자신에 대한 기대

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후회나 실망으로 현재 분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이랬어야 했는데..'라며 후회할 수 있다. 그리곤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 실망, 분노가 현재까지 남게 된다. 기대를 버려보자. 과거나 지금이나 나는 그냥 어쩔 수 없는 나다. 기대를 버리고 어쩔 수 없는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

 

미래의 자신에 대한 기대

미래의 자신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이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를 하다 보면 현재의 나와 비교하게 되고, 기대했던 미래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과 괴리감에 우울해질 수 있다. 기대를 버리자. 미래에도 나는 지금과 똑같은 인간 그대로다.

 

지금의 자신에 대한 기대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에게 이리저리 치이는 역할이다. 기대를 버리면 치이지 않는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면 된다.

 

 

이 정도 읽으면 이런 의문이 든다.

'뭐야? 그럼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어떻게 살라는 거야?'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그게 바로 '지금, 여기'에 살라는 말이다. '카르페디엠' 지금을 즐겨라도 마찬가지다. 과거나 미래의 무언가를 기준으로 삼지 말고, 현재만 보고 절대평가를 하라는 말이다. 기대치 않았으니 상대가 나에게 호의를 베풀면 감사하면 된다. 기대치 않았으니 상대가 나를 실망시킬 이유는 없다.

 

세상 모든 일이 내가 기대했던 대로 돌아가면 그건 컴퓨터 프로그래밍이지 않을까? 굉장히 재미없는 인생일 수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사람이든 세상이든, 결과이든 간에 기대를 버리고 현재에 집중해 보자. 헛된 기대 때문에 분노만 하기엔 우리 인생은 너무나 짧다.

 

- 본 글은 도서 '악마와의 수다' 분노하는 히어로 챕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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