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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십 수년 동안 컨설팅 업무를 하다가 대기업 인사 리더가 된 후,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컨설턴트 시절 경험을 들어보니 일반적인 기업 실무자와는 상당히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컨설팅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불확실하고 모호한 상태가 기본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기업의 기업 실무는 제도와 체계, 기준이 명확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여기서 갭이 발생한다.

3. 컨설팅은 단기적으로 바싹 성과를 내고 휴식기를 취한다. 그래서 해당 기간동안 극도의 집중력과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기업 실무는 끝 없이 연중 지속 운영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치지 않게 밸런스 있는 리소스 관리가 필요하다. 여기서도 경험적인 갭이 발생한다.

4. 컨설팅은 기간 내에 정해진 성과를 내야 하다보니 빠른 두뇌 회전과 추진력이 필요하고, 따라오지 못하는 파트너는 바로 다른 파트너로 교체 해야한다. 하지만 기업 실무는 단순 운영만 처리하는 보통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 많고, 역량 부족이라고해도 바로 교체하기가 어렵다. 이 지점에서도 갭이 발생한다.

5. 컨설팅은 개념과 방향성,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 특화 되어 있다. 하지만 기업 실무는 실제 말단의 커뮤니케이션과 운영, 정리 등 자잘한 이슈들이 넘쳐 흐른다. 눈에 띄지도 않고, 성과로 인정 받지 못하지만 굉장히 손이 많이 가기에 실무자들의 고충이 많은 업무가 운영 업무다. 가장 큰 갭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6. 컨설팅과 기업 실무의 차이 뿐일까? 연애든 우정이든 일이든 각자가 가진 경험에 따라 판단 기준과 그 정도는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다. 기준이 되는 경험이 다르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평가하고, 다른 결정을 내린다는 말이다. 당연히 그 결정을 내 경험의 기준으로 판단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7.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당연' 혹은 '상식'이라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일까? 누군가에게는 불확실하고 모호한 게 '당연'이고, 누군가에는 불확실하고 모호하니 정리하고 체계를 잡는 게 '당연'이다. 과연 모두에게 납득되는 '당연'과 '상식'이라는 게 있기나 할까?


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내 경험이나 상대방의 경험, 둘 중 하나가 정답이라고 볼 순 없다. 그냥 다른 거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의 경험에 따른 생각을 존중하고, 조금씩 시행착오를 거치면 맞춰가야 한다. 같은 경험을 통해 공통의 이해를 잡아가는 것이다. 사람을 이해하는 건 시간과 노력, 인내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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