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지키기 VS 상황 대응하기

1.

"규정대로 했다간 우리 둘 다 죽었어!"

뱀파이어 사냥꾼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현장으로 온 사무직원에게 고함을 질렀다.

이 직원은 본래 성향이 규정을 매우 중시할 뿐만 아니라

사냥꾼이 규정을 위반할 때마다 보고하라는 상사의 지시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현장의 모습은 사무실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사냥꾼의 말처럼 규정대로 했다간 목숨을 잃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넷플릭스 '데이 시프트'의 주인공들 이야기다.

 

2.

조직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현상이라 흥미로웠다.

관리 조직은 수 많은 부서와 개인이 준수할 기준과 원칙, 세부 규정을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IT업계를 중심으로 자율성에 기반한 최소한의 규정이 트렌드지만

조직이 커질수록 적정 수준의 기준과 원칙의 니즈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려면 최소한의 얼라인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3.

문제는 규정이 현장과 멀어지고,

존재 이유를 놓칠 때 발생한다.

 

규정이 현장과 멀어진다는 것은

규정 관리와 규정 준수에만 매몰되어,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모든 현장의 문제를 정해 놓은 규정으로 판단한다는 말이다.

 

규정을 만든 이유는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함이고

조직이 잘 운영된다는 것은 개인이 성과를 낸다는 말이며

개인이 성과를 낸다는 말은 개인이 문제를 잘 해결한다는 말이다.

결국 규정의 목적은 조직이 커지더라도

개개인들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게 함이다.

규정의 존재 이유는 현장의 문제가 잘 해결되게 하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이 법이다.

법은 국민을 위한 것인데, 

맥락과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규정된 법으로만 처리될 때 법을 위한 법이 되어 버린다.

 

규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순 없다.

기준과 원칙, 규정을 운영하는 담당자가 필히 생각해 봐야 할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