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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함께 어딘가(?)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노약자석 근처에 서있다가 내릴 때가 되서 내리려고 하는데 입구가 약간 혼잡해졌다. 뭔가 보니 출입구 쪽 노약자석에 앉으신 어르신이 본인의 백팩과 짐 꾸러미를 입구 쪽에 떡하니 둔게 아닌가? 그래서 입구가 1/3정도 막혀 있던 거였다. 근데 그 아저씨는 되게 당당해 보인다. 아놔~ 순간 짜증이 슬쩍 올라왔다. '뭐여.. 생각이 없나.. 입구에 왜 짐을 저따구로 놨어. 사람들 불편하게..' 그러다가 짜증이 올라왔다는 걸 깨닫고는.. '아.. 짜증이 올라왔군..'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개찰구를 지나가려 했다. 근데 앞서가던 또 다른 아저씨가 개찰구 앞에서 갑자기 들고 있던 짐을 떡 놓더니, 지갑을 뒤적뒤적 찾으시는 게 아닌가? 아저씩 덕분(?)에 개찰구에서 줄을 서게 됐다. 순간 짜증이 또 올라왔다. '아, 정말... 지갑은 미리 준비해서 들어가야지 저렇게 입구를 막고 지갑을 찾으면 어떡하냐..옆으로 비켜서 찾던가... '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순간 내가 짧은 시간 동안 2번의 짜증을 냈다는 걸 깨달았다. 허허... 이렇게 짜증이 자주 올라 오다니 내가 요새 예민한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살짝 안좋아졌다. 마음을 다시 잡고자 짜증이 올라온 이유를 생각해 봤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대립되는 현상을 보았기 때문에 짜증이 팍 올라왔던 거였다.

  • 입구에 짐을 두면 안된다. 사람들이 왔다갔다하기 불편하니깐
  • 개찰구에서 어물쩡거리면 안된다. 사람들이 기다릴 수 있으니깐

 사실 이 기준은 내가 만들어낸거라 따지고 들어가면 내가 만든 기준 때문에 짜증이 올라온거다. 저 기준이 없었다면 짜증도 안났을 터.. 입구에 잠깐 짐을 둘 수도 있고, 개찰구 앞에서 깜빡 잊고 지갑을 준비 못했을 수도 있기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그러질 못했다. 그러하다. 세상은 대립성을 법칙으로 움직이기에 내가 강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반대로 그만큼 강한 짜증이 올라올 수 있고, 매우 약간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짜증도 거의 올라오지 않을 수 있다.

 결국엔 내가 임의로 만든 기준을 강력하게 여기고 살다보면 이렇게 짜증날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팍~! 들면서 오늘의 짜증을 반성했다. 뭐, 입구에 짐을 쌓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개찰구에서 좀 버벅거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뭐~ 안그래? 

 대립될 일을 굳이 크게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겠어? 이래도 살고 저래도 사니, 그저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지.


나를 알기 전 보다

나를 알고 난 후에

당신의 삶이 더 좋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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