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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경험을 나누는 강선생의 짧은 글 입니다.


 

어느 브런치에서 '나는 <건축학 개론>이 조금 불편했다'라는 글을 봤습니다. 글의 골자는 '현 연인 바보로 만들고 바람피우는 영화'로 느껴졌다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불편하셨나요?

 

 

1.

우리는 어떤 현상을 볼 때 관점을 가지고 봅니다. 개인의 관점은 천차만별인 거죠. 영화감독도 관점이 있지 않았을까요? 생각건대 감독의 관점은 아마 현재가 아니라 첫사랑이 중심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2.

첫사랑을 애틋하게 표현하려면 현실과의 간극을 부각할 수밖에 없었겠죠. 간극이 없다면 애틋함이 떨어졌을 테니 말이죠. 그러다 보니 첫사랑이 어쨌든 현재의 연인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관점을 가진 사람에겐 이 영화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3.

생태학적 관점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결정이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피해를 주지 않는지 살펴보는 관점입니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공동체적인 관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연인은 피해를 입으니 첫사랑에 빠져드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 되어 버립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참으로 불편합니다.

 

 

4.

그런데 제 3자로서 비평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남자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첫사랑에게 감정이 끌리고 있다면? 매우 현실적이어서 현재에 충실한 사람도 있겠으나 현실을 넘어 첫사랑에 흠뻑 빠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영화는 그런 사람도 있다는 관점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5.

첫사랑에 강하게 끌리는 것에 공감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매우 로맨틱할 것이고, 생태학적 관점으로 본다면 이 영화는 매우 불편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는 거죠. 그리고 제 3자로서 평가하는 것과 내가 당사자일 때는 관점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이 참 오묘한 동물이죠. 

 

 

6.

<건축학 개론>은 영화지만 그런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나 혹은 주변 친구들에게도 말이죠.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누군가는 공감해줄 것이고, 누군가는 불편해할 겁니다. 결국 개인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판단하게 될 테니까요.

 

 

7.

영화는 개인의 선호대로 보면 되겠지만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부모 혹은 연인, 친구 중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가 어떤 결정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지지고 볶아도 그 사람은 그렇게 밖에 결정을 못하는 사람일 때, 그 사람의 관점에서 봐주는 게 좋을지 내 관점에서 불편해하는 게 좋을지.... 뭐가 더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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