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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렁뚱땅 첫 취업 후, 입사한 부서는 IT기업의 사업부문 부사장 전략 스탭이었다. 리더 회의체를 준비하고, 회의록을 정리하는 업무가 있었는데 국문학 전공이었던 내게 온갖 IT비즈니스 용어는 카오스 그 자체였다. 입사 3개월이 넘어서도 회의 때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알려주는 이는 없었고 이 시간이 길어지자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2. 

결국 사수에게 조금씩 물어보고, 여기저기 팀을 찾아다니며 용어를 정리해 보기로 했다. 개념이나 용어가 각 현업 부서마다 달라 한 곳에  모아진 것 따위는 없었다. 꾸역꾸역 모은 정보들을 보니 없는 것 보단 나았지만 그래도 파편적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개념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알 수 없었다.

 

3.

시간이 지나고 맨 땅에 헤딩하는 경험을 거치자 조금씩 큰 틀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낯 설었던 용어들도 어느덧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신입사원에게 그런 큰 틀을 이해시키고, 개념과 용어까지 친절하게 교육시켜줬다면 회사 입장에서도 좀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콘텐츠를 준비하는 시간과 리소스가 많이 드니 회사에서 일부러 하지 않았을 것 같다.

 

4.

IT업계에서 일한지도 어느덧 10년째다. 여러 영역에서 10년 전과 동일한 부분도 있고, 상당히 달라졌거나 새롭게 생겨난 부분도 있다. IT업계에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취준생이라면 위에 내가 경험한 것과 같이 어느정도 막막함이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성장을 원하고 전문성을 쌓아 나가길 원할텐데 뭐든지 시작이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감도 안오기 때문이다. 인생이 그러한 것 같다. 그래서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이를 만나는 것도 복이라고 하나보다.

 

5.

성장에 대한 정의와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경험이 필요할 것이고, 이론적인 지식과 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개념과 용어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개념과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경험할 때 시너지가 날 것이고, 기술도 훨씬 빠르게 숙련될 수 있다. 맨땅에 헤딩이란 경험도 필요한 과정이지만 보호장비를 차고, 그 땅이 시멘트인지 잔디밭인지는 구분 정도는 해야 좀 더 효과적으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IT업계로 취업을 원하는 취준생이 있다면 IT업계의 기본 개념에 대해 잘 정리된 책을 한 권 추천한다. 생각에 지금까지 봤던 IT입문서 중에선 가장 잘 정리된 책이 아닐까 싶다. (물론 모든 책을 다 읽어 본 건 아니지만)

 

도서명 : IT 좀 아는 사람

저자 : 닐 메타, 아디티야 아가쉐, 파스 디트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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